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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얼마 전 영화 써니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


전라도 벌교를 배경으로 한 전학생의 이야기를 담을 내용이며, 그 친구들과 그려지는 추억의 영화였다.

시내 학교로 오게된 전학생 임나미(유호정)는 전라도 벌교 특유의 사투리 닷에 학생들의 놀림감이 된다.

학교에서 꽤나 이름을 날린 재학생들의 무리에 끼어든 그녀는 점점 그녀들의 생활 속에 파묻히게 되었으며,

점점 자연스럽게 그녀들과의 추억이 쌓여간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중년의 여성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이 아련히 묻어나는 영화였을 것이며, 그 추억만으로도 영화는 큰 호흥을 얻었을 것이다.

등장 인물은 진덕여고 의리짱 춘화, 쌍꺼풀에 목숨 건 못난이 장미, 욕배틀 대표주자 진희, 괴력의 다구발 문학소녀 금옥,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사차원 복희, 도도한 얼음공주 수지이다.


주인공 나미는 소히 말하는 날나리 칠공주파의 새로운 맴버가 되었으며, 그녀들의 경쟁그룹인 '소녀시대'와의 맞짱대결에서 자신의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전라도 벌교의 사투리 욕 신공으로 위기상호아을 모녀하는 활약을 펼친다.

그녀들은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며 새로운 그룹 '써니'를 결성하고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학교 축제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싸이코 기질이 다분한 본드 흡입녀와의 사고가 발생하여 축제는 엉망으로 치닫게 된다.

그녀들의 그룹 중 화장품 광고를 찍으며 주가를 올리던 얼음공주 수지의 얼굴에 면도날이 들이닥치게 되며 축제는 피로 얼룩져 버린 상태로 끝을 맺게 된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로의 여행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추억과 현실 속에서 주인공 나미의 관점에서 전개된다.

25년이 지난 현재에서 '써니'의 의리짱인 하춘화는 암에 투병 중에 나미의 눈에 우연히 뛰게 되며, 2개월 남짓 남은 춘화의 남은 삶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칠공주파 '써니'의 맴버들을 하나하나 찾게 된다.

학창시절의 꿈과 조금은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나미와 친구들은 서로의 우정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는 친구들과의 다짐을 통해 우정을 재확인하게 된다.

흥신소를 통해 친구들을 찾아 모두 모인 자리는, 이미 의리짱 춘화의 장례식장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수지의 방문과 함께 추억으로 잠기는 회상 장면과 '써니' 시절의 춤이 연출된다.

가족에게만 매어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 속 친구들을 찾아나선 나미는 그 시절 눈부신 우정을 떠올리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자신과 만나게 된다.

추억 속의 등장 인물과, 현재의 등장 인물들과의 묘한 매치는 영화의 재미를 더욱 북돋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순간을 추억하게 해주며,

영화를 보는 내내 웃다가 울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보게 되는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자, 옛 학창시절 친구들이 떠오르며 연락 한번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오랜만에 즐겁고 마음 따뜻하게 본 영화이며,

친구들과의 추억 속에 잠기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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